요즘 도로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는 기아의 준대형 세단 K8에 대해 솔직한 리뷰를 들려드릴게요. 저는 지난 2주간 K8 3.5 V6 모델을 시승했고, 약 1,000km를 주행하며 느낀 모든 것들을 여러분과 공유해볼게요.
실물이 더 멋있는 K8
사진으로 볼 때와 실제로 마주했을 때 느낌이 확연히 다른 차가 있죠. K8이 바로 그런 차입니다. 처음 전시장에서 봤을 때 "오, 생각보다 훨씬 멋있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전면부의 대형 그릴은 LED 백라이트로 반짝이며 차량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합니다. 헤드라이트는 날카로운 디자인으로 세련된 느낌을 주죠. 길이 5,015mm, 너비 1,875mm의 당당한 차체는 도로 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특히 측면 실루엣이 인상적이에요. 길게 뻗은 후드와 낮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이 쿠페처럼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18인치 또는 19인치 휠도 디자인과 잘 어울려요.
넓은 공간과 세심한 실내 디자인
K8의 실내에 들어서면 첫 번째로 느껴지는 건 '넓다'는 느낌입니다. 특히 뒷좌석은 휠베이스 2,895mm의 이점을 제대로 살려 무릎 공간이 매우 여유롭습니다. 실제로 저는 키가 183cm인데, 앞좌석을 제 체형에 맞게 조절하고 뒷좌석에 앉아봐도 무릎 공간이 주먹 하나 이상 남았어요.

대시보드는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과 동일한 크기의 디지털 계기판이 이어져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특히 밤에 빛나는 64색 앰비언트 라이트는 실내 분위기를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어줍니다.
시트는 퀼팅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으며, 앞좌석에는 열선과 통풍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제가 시승한 고급 트림에는 운전석 마사지 기능도 있었는데, 장거리 운전 후 요추 부분 마사지를 받으면 피로가 확실히 줄어들더군요.
내부 마감재도 꽤 좋은 편입니다. 자연목 무늬의 패널과 메탈릭 액센트가 조화를 이루고, 대부분의 터치 포인트에는 부드러운 소재가 사용되었습니다. 다만 일부 하단부에는 여전히 단단한 플라스틱이 사용되어 아쉬움이 있습니다.
K8은 세 가지 엔진 옵션이 있습니다. 제가 시승한 3.5 V6 가솔린 모델은 296마력, 359Nm 토크를 내며, 정말 강력한 주행 성능을 보여줍니다.
액셀을 밟았을 때의 반응은 상당히 빠릅니다. 0-100km/h 가속은 공식적으로 7초대지만, 체감상으로는 더 빠르게 느껴집니다. 고속도로에서 추월할 때도 힘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어요.
2.5 가솔린 모델(195마력)은 직접 타보진 않았지만, 다른 차종에서의 경험으로 봤을 때 일상 주행에는 충분할 겁니다. 연비도 11.8km/L로 3.5 모델(10.3km/L)보다 약간 좋고요.
하이브리드 모델은 1.6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연비가 17.1km/L까지 올라갑니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분들께 추천할 만한 옵션입니다.

편안함에 중점을 둔 주행감
K8의 주행 감각은 스포티함보다는 편안함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서스펜션은 도심의 작은 요철을 꽤 잘 걸러내며, 고속도로에서의 안정성도 뛰어납니다.
제가 시승 중 경험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고속도로에서의 정숙성이었습니다. 시속 100km/h로 주행할 때도 풍절음과 타이어 소음이 상당히 잘 차단되어 조용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메리디안 14스피커 사운드 시스템의 음악도 더 잘 들을 수 있었고요.
스티어링 감각은 약간 가볍게 세팅되어 있어 도심에서 조작하기 편합니다. 다만 스포티한 주행을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좀 더 무게감 있는 조향감을 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첨단 기능
K8은 정말 다양한 첨단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가장 유용하게 사용했던 것은 서라운드 뷰 카메라와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었어요. 좁은 주차장에서 대형 세단을 주차할 때 서라운드 뷰는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HDA)도 매우 잘 작동합니다. 차로 유지와 차간 거리 조절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운전 피로를 확실히 줄여주는 효과가 있었어요.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반응성이 좋고 메뉴 구조도 직관적입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무선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케이블 없이도 쉽게 연결할 수 있어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풍부한 정보를 보여주며, 내비게이션 지시도 화면에 표시되어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경쟁 차종과의 비교
K8은 국내에서 현대 그랜저, 수입차에서는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과 경쟁합니다. 다른 모델과 비교했을 때 K8의 장단점을 한번 정리해봤어요.
K8 vs 그랜저
- 디자인: 개인 취향이지만, K8이 더 스포티하고 현대적인 느낌
- 실내 공간: 비슷한 수준이지만, K8이 휠베이스가 10mm 더 김
- 주행 성능: 비슷한 파워트레인으로 큰 차이 없음
- 가격: K8이 약간 더 경쟁력 있는 가격대
K8 vs 캠리
- 실내 공간: K8이 더 넓음 (특히 뒷좌석)
- 하이브리드 연비: 캠리가 약간 더 좋음 (약 19km/L vs 17.1km/L)
- 첨단 기능: K8이 더 다양한 첨단 기능 제공
- 가격: 비슷한 트림 기준 K8이 약간 저렴함
K8 vs 어코드
- 디자인: K8이 더 눈에 띄고 고급스러운 디자인
- 파워트레인: K8이 더 다양한 옵션 제공
- 주행 감각: 어코드가 약간 더 스포티한 주행 감각 제공
- 가격: K8이 더 경쟁력 있는 가격대
어떤 트림을 선택해야 할까?
K8 구매를 고려하는 분들께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 엔진 선택: 일상 주행만 한다면 2.5 가솔린 모델로도 충분합니다. 다만 자주 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출력에 민감하다면 3.5 V6를 추천합니다. 연비를 중시한다면 하이브리드가 좋은 선택이고요.
- 추천 옵션: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서라운드 뷰 카메라는 정말 유용한 옵션이니 가능하다면 꼭 포함된 트림을 선택하세요. 메리디안 오디오 시스템도 음악 감상을 즐기는 분들께는 만족도가 높을 겁니다.
- 색상 선택: K8은 어두운 색상(특히 딥 포레스트 그린, 오로라 블랙)이 디자인의 선을 더 잘 살려줍니다. 실내는 브라운 색상이 고급스러움을 더해준다고 느꼈어요.
가격 및 유지 비용
K8의 가격대는 다음과 같습니다 (2025년 4월 기준):
- 2.5 가솔린 모델: 3,300만원 ~ 4,100만원
- 3.5 V6 가솔린 모델: 4,200만원 ~ 5,200만원
- 하이브리드 모델: 4,100만원 ~ 4,900만원
유지 비용 측면에서는, 3.5 V6 모델의 경우 연간 세금이 약 70만원 정도 예상됩니다. 연비는 도심에서 약 8-9km/L, 고속도로에서 약 12-13km/L 정도를 보여줬어요. 하이브리드는 세금 혜택도 있고 연비도 좋아 장기적으로는 더 경제적일 수 있어요.
정비 측면에서는 기아의 넓은 서비스 네트워크가 장점입니다. 5년/무제한 주행거리 보증도 큰 안심 요소고요.
K8은 누구에게 맞는 자동차일까요?
K8을 운전해본 결과, 다음과 같은 분들께 잘 맞을 것 같습니다:
- 넓고 편안한 실내 공간을 중시하는 분
-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첨단 기능을 원하는 분
- 수입 준대형 세단보다 경제적인 가격에 비슷한 경험을 원하는 분
- 장거리 출퇴근이나 비즈니스 용도로 차를 사용하는 분
K8의 가장 큰 매력은 준대형 세단으로서의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점입니다. 넓은 공간, 편안한 승차감, 충분한 파워, 그리고 다양한 첨단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어요. 수입차급의 경험을 국산차 가격으로 누리고 싶다면, K8은 확실히 고려해볼 만한 모델입니다.